Galloping Meadow 청야분광
어시 계열
탑 노트: 그린 어코드, 수선화, 야생화
미들 노트: 사이페러스(향부자), 머스크
베이스 노트: 우디 노트, 카스토륨 어코드(해리향), 앰버
설명:
어릴 적 승마를 좋아했던 기억이 떠올라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한 마리의 말이 이른 아침의 초원을 전속력으로 질주한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맡게 될까?
이것이 '청야분광'의 시작에 던진 질문이었다.
내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풀잎 향이나 예쁜 꽃밭이 아니었다. 나는 가장 원시적인 말의 생태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었다.
말발굽이 내리치고, 잎사귀가 찢기고, 꽃대가 꺾인다. 풀뿌리 아래 숨겨져 있던 촉촉한 흙이 처음으로 공기와 접촉한다. 서로 다른 높이에 존재하던 향기들이 질주하는 몇 초 사이에 갑자기 뒤섞인다.
그래서 나는 초록 잎, 수선화, 야생화에서 출발하여, 식물이 꺾인 뒤 흘러나오는 푸른 즙액과 고속으로 시야를 스쳐 지나가는 야생화의 잔상으로 이어갔다.
이어서 향기는 지하로 향한다. 향부자가 뿌리줄기와 흙을 이끌어내고, 머스크는 생명이 지나간 자리에 남긴 체온을 더한다.
마지막으로는 우디, 카스토륨, 앰버가 남는다. 꽃은 이미 사라지고, 마른 풀, 흙, 가죽 같은 야성, 그리고 태양에 서서히 데워지는 대지만이 남는다.
뒤돌아보면, 짓밟힌 풀들이 다시 일어n나고 있고, 흙에는 말발굽 자국이 남아 있으며, 막 떠오른 태양이 질주로 인해 피어오른 먼지 사이를 관통하고 있다.
Galloping Meadow
내가 포착하고 싶었던 그 한 폭의 풍경은, 생명이 그곳을 관통하고 지나간 뒤, 대지가 비로소 숨을 다시 쉬기 시작하는 그 순간이다.
ICP — Imagine Creating Perfume
만약 어떤 이야기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향일까? 어쩌면 비 갠 뒤 도시의 축축한 돌담, 그림 속에 그려지지 않은 바람, 음악이 끝난 후에도 공기 중에 남아있는 여운, 어쩌면,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보존할 수 없는 순간들이 ICP 창작의 시작이 되었다.
우리는 상상력을 핵심으로 삼는 향수 하우스이며, 여행하는 작가처럼 도시, 예술, 문화, 음악, 건축, 문학의 경계를 걸으며 길에서 만난 이야기와 감정을 담아와 향기로 다시 써 내려간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 향수는 무슨 향이고, 어떤 향료가 들어갔나요?" 우리가 더 알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이 향수가 당신에게 무엇을 떠올리게 하였나요?"
우리는 믿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하나의 향수를 완성하는 것은 조향사뿐만이 아니라, 우연히 그 향을 맡게 된 사람이라는 것을. 똑같은 향수라 할지라도, 어떤 이는 가본 적 없는 도시를 냄새 맡고, 어떤 이는 한동안 보지 못했던 이를 떠올리며, 어떤 이는 그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하여 향수는 더 이상 단순한 향수가 아니라 이야기를 품기 시작한다.
ICP를 하나의 공간으로 상상해 본다면, 우리는 이곳이 향수의 도서관 같기를 바란다. 모든 향수는 펼쳐지기를 기다리는 한 권의 책이다. 어떤 책은 여행을 기록하고, 어떤 책은 신화를 소장하며, 어떤 책은 그림, 음악, 역사에서 오고, 또 어떤 책은 우리 스스로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기록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오직 향기로 첫 페이지를 적어내는 것뿐. 나머지 이야기는 당신의 상상력에 완성의 몫을 맡긴다.
앞으로도 ICP는 서로 다른 국가와 문화 사이를 걸으며 느끼고, 탐구하고, 우리만의 향기의 발자취를 남길 것이다. 세상에는 아직도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향기로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향수는 상상력을 통해 더욱 온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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